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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극성장애란 무엇인가
양극성장애는 감정이 두 개의 극단 사이를 반복적으로 오가는 정신질환이다. 조증이라는 높은 기분 상태와 우울증이라는 낮은 기분 상태가 번갈아 찾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조증일 때는 평소보다 활동이 많아지고 자신감이 지나치게 커져서 무리한 계획을 세우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반면 우울 상태로 전환되면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깊은 무기력에 빠진다. 기분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단순한 기분 변화와는 다르며, 감정이 스스로 제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양극성장애는 외부에서 보기엔 에너지가 많고 긍정적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불안정해진 상태다. 초기에는 우울증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2. 조증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
조증 단계에서는 현실보다 한참 앞선 자신감을 보이게 된다. 새로운 일을 몇 개씩 동시에 시작하고 돈을 감각 없이 쓰며 평소에는 하지 않던 일도 쉽게 시도한다. 잠을 거의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다고 말하고, 말을 멈추지 못해 주변 사람들은 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처음에는 “좋은 기운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통제되지 않는 흥분 상태다. 주변에서 의견을 조심스럽게 말해도 전혀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이런 행동들은 환자 본인이 병이라고 느끼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더 위험하다. 조증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현실 판단력이 크게 떨어져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큰 문제가 생긴다. 이 단계에서는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주변의 관찰과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
3. 우울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
조증이 끝나면 기운이 빠져나가듯 우울이 찾아온다. 이전의 자신감 넘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무너진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지속되며, 하루 종일 누워만 있고 싶어 한다. 평소 좋아하던 활동에도 흥미를 잃고, 친구나 가족의 연락도 무시하게 된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바닥으로 떨어졌을까”라는 생각이 반복되면서 자책이 깊어진다. 감정의 변화 폭이 크기 때문에 일반 우울증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절망감이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식욕이 줄거나 반대로 폭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수면 패턴 역시 무너진다. 심한 경우에는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단순한 ‘기분 문제’로 넘길 수 없다.
4. 원인, 치료 그리고 재발 예방
양극성장애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유전적인 요인, 강한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완치보다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면서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약물치료에서는 기분안정제가 기본으로 사용되며 필요에 따라 항정신병약이나 항우울제가 병용된다. 특히 조증과 우울증이 반복되기 때문에 단일 약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 외에 감정기록표를 통해 감정 변화를 스스로 파악하고 수면, 식사, 활동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생활관리도 중요하다. 가족이 함께 환자의 기분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재발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양극성장애는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시기가 있을 수 있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감정이 평소보다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거나 반대로 너무 가라앉는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여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꾸준한 치료와 생활 속 관리가 곧 삶의 안정으로 이어진다.